🙏

하루말씀

목록으로 돌아가기

일흔 번 일곱 번: 끝없는 용서의 은혜

2025년 10월 14일
조회 14회
#용서 #마태복음18장 #일흔번일곱번 #은혜 #칼리스토교황

일흔 번 일곱 번: 끝없는 용서의 은혜

10월 14일, 자비의 교황 칼리스토 1세

오늘은 교회력으로 교황 성 칼리스토 1세(St. Callistus I, 217-222)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는 로마의 노예 출신으로, 218년경 교황이 되어 222년 순교할 때까지 교회를 이끌었습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강조한 것입니다.

당시 교회에는 큰 논쟁이 있었습니다. 간음이나 살인 같은 중대한 죄를 지은 사람들을 교회가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많은 이들은 반대했지만, 칼리스토 교황은 단호했습니다. “회개하는 죄인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고, 교회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가르침은 20년간의 분열을 일으켰지만, 오늘날 교회의 용서와 회개 실천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용서할 줄 아는가?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있는가?”

성경 본문 소개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마태복음 18:21-2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에베소서 4:32)

마태복음 18장은 용서에 관한 예수님의 가장 명확한 가르침입니다. 베드로는 완전수인 7을 들어 “일곱 번이면 충분히 용서한 것이지요?“라고 묻습니다. 당시 랍비들은 세 번까지 용서하라고 가르쳤으니, 베드로는 자신이 매우 관대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충격적입니다.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490번을 세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끝없이 용서하라”는 의미입니다. 완전수 7과 7을 곱한 것으로, 완전히 끝까지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용서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묵상과 해석

일만 달란트 빚진 종의 비유

예수님은 이어서 비유를 말씀하십니다(마 18:23-35). 왕에게 일만 달란트를 빚진 종이 있었습니다. 일만 달란트는 평생 일해도 갚을 수 없는 천문학적 금액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수천억 원에 해당합니다. 종은 엎드려 “참아 주소서”라고 애원하고, 왕은 불쌍히 여겨 모든 빚을 탕감해 줍니다.

그런데 이 종이 나가다가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약 1억 원) 빚진 동료를 만납니다. 그는 동료의 목을 잡고 “빚을 갚으라”고 요구합니다. 동료도 똑같이 “참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그는 들어주지 않고 감옥에 가둡니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크게 노하여 그 종을 불러 말합니다. “악한 종아, 네가 빌었을 때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해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였느냐?”

용서의 본질: 내가 받은 은혜를 기억하라

이 비유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용서는 일만 달란트입니다. 우리의 모든 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죄가 십자가의 은혜로 탕감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힘으로 절대 갚을 수 없는 빚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백 데나리온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론 백 데나리온도 작은 돈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 배신한 사람, 모욕한 사람에 대한 분노와 아픔은 진짜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습니다.

용서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께 얼마나 큰 용서를 받았는가?” 십자가를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치르신 대가를 생각할 때, 우리도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용서는 의무가 아니라 은혜의 반응

에베소서 4:32는 말합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용서는 억지로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용서가 어렵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용서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이었는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고 나를 용서하셨는지를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그 은혜를 깨달을 때, 우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비유의 결말은 엄중합니다. 왕은 그 악한 종을 옥에 가두고 빚을 다 갚을 때까지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 18:35).

이것은 구원을 잃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러나 용서하지 않는 마음은 우리를 고통의 감옥에 가둡니다. 분노, 원한, 쓴 뿌리가 우리 마음을 갉아먹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막습니다. 용서하지 않는 것은 독약을 마시고 상대방이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죽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찬송가가 전하는 메시지

찬송가 305장 (구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 전체 가사 보기
🎵 유튜브로 찬송가 듣기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은 존 뉴턴(John Newton, 1725-1807)이 작사한 찬송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용서의 은혜를 가장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뉴턴은 노예무역선의 선장이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잡아 노예로 팔았고, 폭력적이고 방탕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1748년, 심한 폭풍우를 만나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회개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1772년, 그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이 찬송을 썼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 노예무역선의 선장이었던 그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놀라운지, 그는 평생 잊지 못했습니다.

이 찬송의 핵심은 “나 같은 죄인”입니다. 뉴턴은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이었는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놀라운지도 알았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하나님께 얼마나 큰 용서를 받았는지를 깨달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1997년 한국 개신교인 2,2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찬송가 1위로 선정된 이 찬송은, 오늘도 수많은 이들에게 용서와 은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찬송가 302장: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 전체 가사 보기
🎵 유튜브로 찬송가 듣기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은 A. B. Simpson이 작사한 “The Mercy of God is an Ocean Divine”의 한국어 번역입니다. 이 찬송은 하나님의 은혜를 광활한 바다에 비유합니다.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한없이 넓고도 깊도다.” 첫 구절부터 우리를 압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측량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큰 죄라도, 아무리 깊은 상처라도, 하나님의 은혜는 그보다 더 넓고 깊습니다.

이 찬송은 우리에게 도전합니다. “더욱 깊은 데로 가라.” 해변가 얕은 물에 머물지 말고, 더 깊은 은혜의 바다로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은혜를 조금만 경험하고 만족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더 깊이, 더 넓게 은혜를 경험하기를 원하십니다.

용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용서를 얕게만 경험한다면,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용서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를 경험할 때, 우리도 깊고 넓게 용서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적용

  1. 용서할 사람 목록 작성하기 - 조용한 시간을 내어 기도하며, 내가 아직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보세요. 가족, 친구, 동료, 과거의 사람들. 그리고 각 이름 옆에 “주님, 제가 받은 용서를 생각하며, 이 사람을 용서하기를 원합니다”라고 적으세요. 한 번에 완벽하게 용서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용서는 결단이자 과정입니다.

  2. 십자가 앞에서 내 죄 고백하기 - 이번 주에 하루를 정해 십자가 앞에 조용히 앉으세요. 내가 지은 죄들, 하나님께 용서받은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세요. 그리고 감사하세요. “이런 죄인인 나를 용서하셨구나.” 이 은혜를 깊이 경험할 때,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3. 화해의 첫 걸음 내딛기 - 용서는 마음속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관계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디세요. 전화 한 통, 메시지 하나, 짧은 만남. “그때 일로 마음 아팠을 텐데, 용서해 주겠어?” 또는 “나도 용서할게.” 짧은 한마디가 얼어붙은 관계를 녹일 수 있습니다.

  4. 매일 용서 기도하기 -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기도하세요. “주님, 오늘 저를 화나게 한 사람이 있다면, 그를 용서하게 하소서. 제가 상처 준 사람이 있다면, 그도 저를 용서하게 하소서.” 매일 용서를 실천할 때, 우리 마음에 쓴 뿌리가 자랄 틈이 없습니다.

마무리 기도

사랑하는 하늘 아버지, 우리를 용서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지은 죄가 얼마나 큰지, 우리가 받은 용서가 얼마나 놀라운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일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받은 종처럼, 우리도 천문학적인 은혜를 받았습니다.

주님, 그런데도 우리는 백 데나리온을 용서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작은 상처, 작은 모욕, 작은 배신에 분노하며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용서하지 않는 마음이 우리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주님, 용서하게 하소서.

일흔 번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용서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나를 괴롭힌 사람, 배신한 사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게 하소서.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십니다. 그러나 주님의 은혜로 가능하다는 것도 믿습니다.

교황 칼리스토처럼, 우리도 자비와 용서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존 뉴턴처럼, 우리도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를 평생 기억하며 살게 하소서. 하나님의 넓고 큰 은혜의 바다에서, 우리도 깊이 그 은혜를 경험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용서하며 살게 하소서. 용서받은 자로서, 용서하는 자로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의 찬송: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전체 가사 | 유튜브로 듣기)
추천 찬송: 302장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전체 가사 | 유튜브로 듣기)

이 글이 도움이 되셨나요?

좋은 말씀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어보세요!